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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 작가노트


이소정

비서울 작가

주어진 상황과 역할에서 특정한 관성을 찾아내는 것이 작업의 시작이다.

초기 작업부터 입체 조형을 통해 혼용된 집합체로서의 오늘을 표현하고자 했다. 

매체 중심적으로 제작해 오지 않아 통일되지 않는 작업을 연달아 해 온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입체 조형이 직립하는 방식에 몰두해 왔다. 이전 작업부터 조각과 좌대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구체적인 사물과 재료로 비유하여 직립의 개념을 다뤄왔다. 뼈대와 덩어리가 상호 의존적인 상태에서 작업이 어떻게 서는지, 설 수 있을지, 내가 세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중력의 흐름 안에서 구조를 지면에서부터 쌓아 올린다. 단일의 견고한 중심축을 제거하고, 다수의 골조와 부피감을 갖는 덩어리의 결합 과정에서 무너지고 쓰러지기를 반복하며 조각들을 덧붙여 가며 작업을 세운다. 현재는 사진으로 담기는 조각의 '정면성'과 하나의 심봉에서 덧붙여지는 소조의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다수의 지지대로 조각을 직립하는 '다중-코어'에 관해 연구한다. 지지대가 표면이 되고 표면이 지지대가 되는 작업 과정에서 본인이 설계한 제작 의도에서 벗어나 물성 자체가 흔적과 자국을 생성하는 것에 목표한다. 더불어 입체 도형과 색채의 관계를 '입체 도형에 입각한 색상환'에 관해 연구하고 있으며, 오늘날 어떠한 제작 방법론으로 유의미한 입체 조형을 다룰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